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 전국 총동문회가 정부의 창업지원사업 체계 개편 논의 속에서 동문기업 간 공동투자 확장 방안을 이어가고 있다. 청창사 동문기업 약 40개사가 참여해 1호 펀드를 결성했고, 2호 펀드도 준비 중이다. 류정원 청창사 전국 총동문회장과 김윤정 대외협력 이사(엔티1 CFO)는 이 같은 자금 순환 구조가 청창사 특유의 기수·동문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류정원 회장은 세계 최초 휴대용 무선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힐세리온의 대표로, 2012년 청년창업사관학교 2기 출신이다. 그는 “초기에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창업 지원이 없었다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이라며 “세계 최초 휴대용 무선초음파 진단기 제품을 제때 출시하지 못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수 결속에서 시작된 펀드 결성
김윤정 이사는 청창사 동문 네트워크가 투자로까지 이어진 배경을 초기 시행착오에서 찾는다. 그는 “초기에는 창업자와 운영기관 모두 경험이 부족해 함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 과정에서 기수 중심의 결속력이 형성됐다”며 “이후 성공한 선배 창업자들이 후배들에게 경험과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멘토링이나 사업 협력·컨소시엄 구성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 구조가 40개사 규모의 1호 펀드 결성으로 이어졌고, 2호 펀드 준비를 통해 후배 기업으로의 판로·기술·수출 협력 확장도 검토되는 상황이다.

개편 논의 속 자금 흐름의 존속 여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창업지원사업 체계 개편에서 청창사의 예산·운영체계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동문 투자 구조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창사는 연간 1,000명 수준의 창업자를 배출해온 16년 된 사업이다. 총동문회는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성과 검토 없이 일괄 폐지·통합되는 방식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류 회장은 “공식 문서로 통보받은 내용은 아직 없고 관계자들을 통해 전해 들은 수준”이라며 “확정된 안이 공유되지 않은 채 이런저런 얘기만 전해 들리는 상황 자체가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지원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성장단계별로 체계를 정비하려는 취지에는 저희도 공감한다”며 “문제는 추진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기대효과를 충분히 검토해 유지·발전시킬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구분하기보다, 행정 편의에 따라 기존 사업을 일괄 폐지·통합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말이 들려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에 전달할 의견, 계승·발전이 요구의 핵심
총동문회는 권역별 회장단 의견서와 서명을 취합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며, 9월 중 국회 세미나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브랜드 존속 여부가 자금 조성 구조 지속에도 직결된다는 게 총동문회 판단이다. 류 회장은 “청창사는 16년간 쌓인 하나의 브랜드”라며 “지원 기능과 예산이 유지되더라도 이름과 브랜드가 사라지면 그동안 쌓인 신뢰와 네트워크의 상징이 함께 무너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후속지원과 투자·글로벌 연계 부족은 총동문회도 인정하는 보완 과제다. 류 회장은 “유지해야 할 핵심은 집중 육성과 동문 네트워크 모델입니다. 다만 졸업 이후 후속지원과 투자·글로벌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저희도 공감합니다. 이 부분은 개편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 ‘모두의 창업’ 체계 안에서라도 청창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형태로 존속시키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집중 육성과 동문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살리면서 청창사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총동문회는 이번 의견 표명이 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류 회장은 “저희는 감정적으로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정책자산을 계승·발전시키자는 건설적인 제안을 드리는 것”이라며 “창업 생태계를 손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오랜 세월 청년 창업과 지역 창업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프로그램은 오히려 더 잘 키우고 여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동문기업이 함께 만든 1호 펀드와 준비 중인 2호 펀드가 이 같은 계승·발전 요구의 구체적 근거로 제시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