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스타트업 40개사가 한자리에 모인 전시장에서 정작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건 기술 데모가 아니라 IR 피칭데이와 해외 바이어 상담회였다.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6)이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렸고, 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이드플럭스·SWM·쏘카·에이펙스모빌리티·에스오에스랩·알브이에스랩·웨이즈원·에이알247·옐로나이프·모빌테크 등이 참가했다. 전시는 개발·신뢰·사업화 세 영역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사업화 영역이 초기투자 생태계와 직접 맞닿아 있는 구간이다.
행사에는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함께 열려 10개국 20개사가 참여했다. 여기에 퓨처 모빌리티 IR 피칭데이가 붙어 자율주행 기술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해커톤도 함께 진행돼, 초기 기술 인력이 투자 생태계로 흘러드는 유입구 역할을 겸했다.

기술 축이 바뀌면 투자 축도 바뀐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자율주행 기술의 중심이 센서와 개별 알고리즘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AI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에서 시작된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E2E(End-to-End) 자율주행과 VLA(Vision-Language-Action) 기술이 경쟁의 중심에 섰다. AI 모델과 센서, 반도체,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가 차량의 판단을 만들고, 시뮬레이션과 인증 기술이 이를 검증하는 구조다.
2026 자율주행 산업 컨퍼런스는 3일간 진행됐다. 마르코 파보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겸 엔비디아 AI 부문 시니어 디렉터가 기조연설을 맡았고, 현대자동차 이경민, 카카오모빌리티 김진규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는 AI 판단의 신뢰성과 책임소재, 보안 문제가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다뤄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신뢰성 검증 구간이 곧 사업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데이터 플라이휠, 상용화 확장이 만드는 투자 논리
주행과 학습, 개선이 반복되는 데이터 플라이휠 구조가 자율주행 AI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됐다.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빠르게 순환시키느냐가 기술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초기 투자 단계에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승용차에 머물지 않고 로보택시, 물류로봇, 화물트럭 등 실제 서비스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논리를 뒷받침한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로이(ROii)를 앞세워 일본, UAE, 싱가포르에서 로보택시와 로보셔틀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해외 서비스 확장 사례는 이번 수출상담회에서 참여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사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AME 2026은 EV TREND KOREA 2026, 2026 무인이동체 X 민군협력 엑스포와 함께 퓨처 모빌리티 위크로 통합 개최됐다. 산업통상부와 국토교통부가 관련 부처로 이름을 올렸다.
결국 이번 행사가 투자 시장에 던지는 신호는 명확하다. 전시장의 기술 데모보다 IR 피칭데이와 수출상담회, 해커톤으로 이어지는 사업화 트랙이 초기 투자자들이 실제로 움직일 접점이라는 것이다. 데이터 플라이휠을 확보하고 해외 서비스 실적을 쌓은 기업일수록 이 접점에서 투자 논의의 우선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