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크루캐피탈이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스타트업 애니모프에 약 10억원을 투자했다. 애니모프는 송준혁 대표와 해럴드 김 공동창업자가 2025년 미국 법인을 세우고 2026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마친 회사로, AI 답변에 브랜드가 인용되도록 콘텐츠를 분석·제작·배포하고 성과를 재측정하는 ‘데이터 기반 풀스택 GEO’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미국의 한 프리 유니콘 고객사로부터 약 2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투자 이후 자금 흐름
크루캐피탈의 10억원 투자는 애니모프가 미국·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회사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반복 매출(ARR) 10억원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다. 서비스는 월 200만원대의 베이직 플랜과 월 500만원 이상의 엔터프라이즈 플랜으로 나뉘며, 현재 20여 곳의 고객사가 이용 중이다. 이 중 국내 톱5 뷰티 기업 3곳이 포함돼 있어, 초기 매출 기반이 특정 업종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유치와 별개로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는 신호도 있다.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나온 2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GEO 시장에 대한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송 대표는 “AI는 제품을 만드는 일은 대단히 잘합니다. 반면 만들어진 제품을 알리고 팔리게 만드는 유통(distribution) 영역에서는 AI가 아직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어요. 사용자가 정보를 접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지면이 이제 AI가 됐습니다. AI가 어떻게 답변을 만드는지 로직을 분석해보니, 자동화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상당히 넓었어요”라고 말했다.
고객사 성과로 확인되는 성장세
애니모프가 밝힌 고객사 성과는 투자 판단에 참고할 만한 구체적 수치로 이뤄져 있다. 연매출 5,000억원대 뷰티 고객사의 경우 AI 유입 방문자 수가 3개월 만에 2.5배 늘었고, 구글 AI 노출도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고객사의 구글 유입 중 AI 비중은 10~20%에서 40%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월 노출 수는 약 2만5,000회에 달한다. 인용된 페이지 가운데 애니모프가 제작한 콘텐츠 비중은 50~70%였다.
또 다른 대형 고객사에서는 AI 검색 노출도가 3개월 만에 110% 늘었고, 검색 중 AI 비중은 12%에서 32%로 약 3배 뛰었다. 레퍼럴 트래픽은 120% 증가했으며, 인용 페이지 비중은 82%, 3개월 누적 노출은 220만 회에 이른다. 애니모프는 커머스 영역에서 AI가 상품 상세 페이지로 직접 링크할 경우 전환율이 루트 도메인 대비 약 2배 높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인프라가 투자 매력의 근거
애니모프의 투자 매력은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 인프라 ‘쿼링에이아이(querying.ai)’에서도 확인된다. 쿼링에이아이는 브라우저 자동화 기반 자체 스크래핑 엔진으로,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 등 AI 엔진이 답변을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기록한다. 한 번에 최대 500건의 요청을 처리할 수 있고, 공개된 관련 에이전트 오픈소스는 깃허브에서 5,000개의 스타를 받았다. 애니모프는 이 기록을 근거로 콘텐츠를 제작·배포한 뒤 성과를 다시 측정해 다음 콘텐츠에 반영하는 루프를 서비스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송 대표는 “프롬프트 하나가 엔진 수만큼, 국가·언어 수만큼 곱해져 매일 쌓입니다. 고객사 한 곳이 관리하는 프롬프트가 수백 개라면, 하루에 나오는 답변만 수천에서 수만 건에 달해요”라며 데이터 규모를 설명했다. 이어 “AI는 사용자의 질문 하나를 여러 개의 하위 검색어로 쪼개는데, 이를 쿼리 팬아웃(query fanout)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이 단계부터 기록해요. 쪼갠 검색어를 어느 엔진에 넣었는지, 받아온 결과 가운데 실제로 어떤 페이지를 열어봤는지, 최종적으로 어떤 출처의 어떤 문단을 인용해 문장을 만들었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쌓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업종별 진입장벽과 시장 확장성
투자자 입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업종별로 인용 로직이 다르다는 점이다. 송 대표는 “산업별로 로직이 전혀 다릅니다. SaaS 분야는 자사 블로그와 제품 설명 페이지, 즉 퍼스트파티의 인용 비중이 40% 가까이 되지만, 뷰티는 5%에도 미치지 못해요. 커머스에서는 SNS와 커뮤니티에 어떻게 언급되는지가 결정적입니다. 그렇게 되면, 같은 예산을 자사 페이지에 쓸지 외부 채널에 쓸지가 업종에 따라 달라지게 되죠. 고객사마다 타깃해야 할 프롬프트와 실행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업종별 차이는 서비스를 단순 복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초기 투자자가 진입장벽을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점이다.
회사는 직접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페이지(온사이트)와 채널·PR 같은 외부 요소(오프사이트)를 함께 관리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송 대표는 “GEO를 직접 하려는 기업이 있는데, 매일 수백 개 프롬프트를 AI 엔진별로 여러 국가·언어 조건으로 돌리려면 브라우저 자동화와 지역별 IP 관리가 필요하고, 답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기록하려면 검색어와 열람 페이지를 추적하는 장치도 따로 있어야 해요. 궁금해서 프롬프트 몇 개 넣어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라며 자체 인프라 구축이 진입장벽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초기 투자자가 주목할 목표점
애니모프는 향후 확장 방향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송 대표는 “애니모프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개인별 퍼스널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커머스가 확산되면서 늘어날 온갖 에이전트의 작동 기제를 분석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로 바꾸는 회사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이 인하우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모든 오가닉 마케팅 채널을 대신 관리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2~3년 뒤에는 모두가 GEO를 하게 될 겁니다. 그때는 발행하고 성과를 보고 전략을 수정해 다시 발행하는 루프를 가장 많이 하는 기업이 이길 겁니다”라고 전망했다.
크루캐피탈의 초기 투자와 2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 20여 곳으로 늘어난 고객사 규모는 GEO 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니모프가 ARR 10억원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지, 그리고 데이터 인프라 기반 경쟁력을 얼마나 오래 지킬 수 있을지는 이후 투자 라운드에서 확인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