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7년부터 4조원 규모의 ‘넥스트 이코노미 서울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조성한 벤처펀드가 총 7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신규 자본이 초기·성장 단계 스타트업 투자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은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 매경미디어가 9월 9일부터 1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공동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Try Everything 2026’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막식에서 “AI는 이미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의 일과 생활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변화를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먼저 도전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느냐라고 밝혔다. 서울은 세계 창업생태계 평가에서 3년 연속 톱10을 유지하며 9위에 올랐고, 지난 7년간 창업생태계 가치는 1000억 달러 이상 성장했으며 고부가가치 일자리 5만 개 이상이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목표를 ‘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1:1 밋업과 IR 피칭, 투자 연결 채널 확대
행사장에는 국내외 스타트업 80개사가 전시 부스를 꾸렸고, 투자자와 스타트업을 잇는 밋업 전용부스는 작년 15개에서 올해 30개로 두 배 확대됐다. 서울시와 금융투자협회가 공동 개최한 ‘스케일업센터 공개IR 결선 Pitching’에서는 스타트업들이 투자자와 심사위원 앞에서 사업 모델과 기술을 직접 발표했다. 이 밖에도 1:1 밋업, 오픈이노베이션, 글로벌 스타트업 익스체인지 등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실증부터 투자,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이어지는 연결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자본 아닌 사업협력으로 연결
마크앤컴퍼니가 공동 주관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는 아모레퍼시픽, CJ ENM, 인바디, 현대홈쇼핑, CJ제일제당,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참여해 스타트업과 사업화 접점을 모색했다. 자금 조성뿐 아니라 대기업과 대학 등 민간 주체의 참여로 개방형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향이다. 오세훈 시장은 “스타트업이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자가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업과 대학이 힘을 보탤 때 혁신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팔란티어가 참여한 FDE 세션, 앤트로픽이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AI 스타트업 성장 전략 세션 등 글로벌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핀란드, 에스토니아, 미국 등 해외 진출과 연계된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AI 생산성 역설, 조직 재설계가 관건
스탠퍼드대 에릭 브리뇰프슨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AI 기술 발전 속도와 실제 생산성 향상 간 간극, 이른바 ‘AI 생산성 역설’을 지적했다. 그는 기술 자체보다 조직과 업무방식의 재설계가 AI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전환하는 핵심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진단은 서울시가 투자와 사업화를 넘어 조직 차원의 변화를 함께 강조하는 배경이 됐다.

서울시가 예고한 4조원 규모의 넥스트 이코노미 서울 펀드는 2019년부터 쌓아온 7조원 규모의 벤처펀드 체계에 더해지는 자본이다. 밋업 부스 확대, IR 피칭, 오픈이노베이션, 글로벌 익스체인지까지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흐름은 자본 규모 확대와 함께 투자자·대기업·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구조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