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파트너스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연 딥테크 투자포럼에서 6개 딥테크 기업이 투자자 앞에 섰다. 더웨이브캐피탈, 한화투자증권, 캡스톤파트너스, 케이그라운드, 서울투자파트너스 등 VC와 투자기관이 현장을 찾아 각 기업의 IR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2026 라플라스×ETRI 딥테크 투자포럼’은 9월 14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렸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후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곳은 나노솔루션, 메이아이, 호그린에어, 애슬리테크, 세뮤나이트, 히츠다. 한인수 라플라스파트너스 대표는 개회사에서 “IR은 시작일 뿐, 진짜 성과는 그 이후의 연결에서 나온다”고 말했고, 강현서 ETRI 본부장은 “에트리가 포럼 참여기업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기술이전 이후에도 사업화까지 지속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투자로 이어진 사례
호그린에어는 지난해 이 포럼에 참여한 뒤 실제 투자 유치로 이어진 사례로 꼽힌다. 시리즈A 단계에서 기업가치 200억원을 기준으로 총 50억원을 유치했다. 홍성호 호그린에어 대표는 기체수소 드론은 약 2시간, 액체수소 드론은 최대 14시간 비행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며, 2017년 독일에서 원격제어로 드론을 처음 띄웠을 때 비행시간이 15~20분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했다. 당시 원격제어 거리는 독일과 한국 사이 약 9300km였다. 그는 “비행시간을 길게 할 수 있다면 드론의 성능을 더 높일 수 있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수소가 들어오면 전기가 나오는 발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호그린에어는 현재 지식재산권 40여 건을 확보했으며, “20~30분 비행해서는 정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GOP 철책 감시 드론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히츠는 투자유치 규모 183억원, 투자 후 기업가치 783억원을 기록한 곳으로 이날 발표됐다. 이용훈 히츠 본부장은 “출발은 신약개발이 맞지만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원하는 물성을 찾는 기술은 치료제뿐 아니라 식품의 맛과 감미료, 비료·사료, 농약, 기능성 화장품 등 다양한 연구개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며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회사들이 화학과 생물학 도메인에서 우리 제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관심은 “누가, 어떻게 쓰는가”
현장 질의응답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술 성능 자체보다 실제 구매자와 활용 방식에 쏠렸다. 나노솔루션 김형열 대표는 탄소나노튜브(CNT) 응용소재를 두고 “이것들을 조합하면 정말 수만 가지, 수십만 가지 조합이 나온다”며 “나노솔루션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이런 조합을 만드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나노솔루션은 지난 7월 코넥스에 상장했고, 2028년 하반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아이 김찬규 대표는 CCTV 기반 비전AI를 두고 “CCTV를 사건 발생 이후 영상을 확인하는 기록 장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 행동을 읽어내는 데이터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세뮤나이트 김상엽 대표는 “데이터센터와 달리 엣지단에서는 AI 모델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목표는 반복 판매 가능한 AI SoC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반도체를 단순히 성능만 좋게 만드는 것으로는 가전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애슬리테크 최상협 대표는 스포츠 선수의 부상 위험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기술을 소개하며 “선수들은 갑자기 아픈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누적된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은 감독과 지도자가 하겠지만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줘야 훈련이나 경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최종 판단의 주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라플라스파트너스는 ETRI와 함께 국가연구기관의 기술과 민간 투자 생태계를 잇는 자리로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6개 기업의 발표는 CNT 소재, 수소드론, 비전AI, 엣지AI반도체, 스포츠AI, AI신약개발 등 분야는 제각각이었지만, 기술을 실제 시장 수요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은 공통적으로 확인됐다.